유럽여행 이야기 12. : 취리히.
BDBD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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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3 06:09
나는 왜 유럽여행을 갔을까?
호주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후 작은 꿈이 있었다.
'내 사진을 모아 언젠가는 사진집을 내고 싶다.'
'그리고 그 돈으로 또 여행을 가고 싶다.'
그래서 이번 유럽여행을 마치 양념반 후라이드반 처럼
유럽을 가고싶은 마음 반, 이번 여행을 통해 꼭 나중에 사진집을 내리라는 기대 반으로 준비했다.
티켓팅을 하고 남은 기간동안 이번 여행을 위해 나름 장비들을 조금씩 준비했다.
그렇다고 장비가 엄청 화려한건 아니었다.
재미 없는 장비 이야기.
Canon EOS 1Ds mark2
(5D 후 넘어온. 노병이지만 나에게는 넘치는 벅찬 녀석이다)
Canon EF 16-35mm F2.8 L
(구형이지만 L이다.)
Canon EF 50mm F1.8
(AF 속도도 맘에 들고 조용하다. 리뉴얼 될 다음 렌즈들이 기대된다.)
tamron 70-300mm VC
(호주에 있을때 정말 값싸게 샀다. 처음으로 산 신품.)
Metz 50-AF1
(시드니에서 잠깐 머무는 동안 구매했던 두번째 신품.)
Cotton carrier에서 나온 strap shot.
(몇몇 여행객들이 내가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핸드폰으로 찍어갔다. 자신도 구매하겠다며)
(도난 방지 기능 + 양손이 자유로울 수 있다.)
Matin 레인커버
(비가 안와서 사용해볼 수 없었다...)
2kg가 넘는 싸구려 중국산 삼각대.
그리고 각종 악세서리들...
다른 모든 짐들은 최소화했고 최대한 줄여나갔다.
(대표적으로 고추참치 15캔. 경비까지 최소화 한 여행이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가져갔다.)
아, 오해할 수도 있어서 글을 추가한다.
1Ds mark2와 70-300VC 메츠 50-1은 예전부터 보유하고 있었다.
화려한 장비구성은 아니었지만
나는 이번 여행을 오직 사진을 위해 초점을 잡았다.
그렇다면 그놈의 사진여행에서 사진을 얼마나 찍었을까?
약 9980장
용량으로는 약 157GB.
많고 적음은 상대적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많이 찍은거 같진 않다. 그냥 적당히?
여행기간을 40일로 계산한다면 하루에 250장씩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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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사진 -
짧아서 아쉬웠지만 취리히로 가기 위해 브뤼셀을 뒤로 하고 공짜(?)기차에 올랐다.
KTX처럼 고속열차를 기대했지만, 무궁화호였다.
12시 43분에 출발한 기차는 7시간을 달려 바젤에 도착한 후
다시 1시간을 더 달린 후 취리히에 도착했다.
기차에서도 참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뭐든지 처음이다보니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바젤로 가는 기차가 브뤼셀에서 부터 연착하더니
결국 바젤에서 환승해야하는 다음 기차시간보다 늦게 도착했다.
헐... 또 다시 악몽이 떠올랐다.
그러나 다행히, 바젤에서 취리히로 가는 기차는 자주 있었고,
information 같은 곳에서 친절한 아주머니가 다음기차로 표를 교환해주었다.
취리히에 도착하니 밤 9시
예상 도착시간보다 12시간이 늦었고
런던에서부터는 총 약 30시간이 걸렸다.
브뤼셀 북역
셀후...
12시 43분 기차...
기차역을 멈출 때마다 역 이름을 찍고 노트에 기록했는데
10개 쯤 넘어간 후에는 포기했다.
오렌지쥬스. 안에는 물이 들어있다.
쥬스를 사고, 내용물을 다 마시면 그 이후론 쭉 물병으로 사용했다.
아마 저 물병은 뮌헨에 도착할 때까지 사용했던 거 같다.
유럽여행 동안 여행기를 차곡차곡 썼던 노트.
대학 동기가 여행 잘 다녀오라고 선물해주었다.
여행기를 쓴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당시에는 피곤하고 귀찮았는데 쓰는게 정말 좋은거 같다.
내가 당시에 어떻게 느꼈고, 어떻게 생각한지를 지금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사실은 취리히에 처음 도착한 날은 숙소까지 카메라를 꺼내지 않았다.
다음날에 찍은 사진 중 몇장을 추려서 올려본다.
다행히 아침 9시에 맞처 취리히역으로 마중나오기로 한 니나에게
호텔에서 체크아웃 전에 연락을 하여 아침 9시가 아닌 저녁 9시에 만났다.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미안했다.)
만나자마자 너무 배가 고파서 버거킹에서 가서 만 오천원짜리 햄버거를 먹어치웠다.
(물가가 살인적이었다.)
간호사가 직업인 니나는 스케쥴이 불규칙해서 오늘 보기로한건데... 이렇게 내가 늦어버렸다.
그래서 아쉬움에 니나는 산책이라도하자고 했고
나는 백팩을 짊어지고 캐리어를 끌고 같이 밤거리를 거닐었다.
하나라도 더 설명하려는 니나의 마음은 이해가 갔지만
솔직히 나는 너무 힘들었다. ㅎㅎㅎ
니나가 숙소까지 배웅해주었고
다음날 점심에 만나기로하였다.
스위스의 숙소는 이제껏 그리고 앞으로 내가 묶을 숙소들 중 가장 좋은 숙소였다.
프라하에서 가장 최악의 숙소가 나온다. 기대하라.
이제 1/4 유럽여행 열째 날 in 취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