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주관적인 소설과 문장에 관한 생각(뻘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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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주관적인 소설과 문장에 관한 생각(뻘글주의)

10 하동수 0 191 0 0

  제목에 미리 '뻘글'을 명시하고 있으니 재미로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소설은 서사적이면서 예술적인 결과물입니다.


대중소설과 예술소설의 결합이죠.


예술소설은 참여와 순수로 나뉘고 둘은 과거에 참 잘 다투었습니다.


대중소설은 현재로선 웹소설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저는 여기에 김진명과 하루키,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기욤 뮈소를 넣습니다.

물론 더 있겠죠.


우리나라는 예술소설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한국의 예술소설은 대개 단편소설입니다.


신춘문예와 문예지는 신인에게 단편소설을 원하고


때문에 문예창작과는 단편소설을 쓰는 것에 올인합니다.


문예창작과 입시생 역시 그렇겠죠?


요즘은 장편소설을 쓰기 위해 부단히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결과물은 물론 형편없습니다.




한국 소설의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지루하게 나열하는 것은 재미가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국 소설이, 한국문학이, 거기에 더해 한국 예체능(최근 배구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의

문제가 너무도 크고 깊어서 답이없다는 결론을 내리셨을 겁니다.


오래된 문제이기 때문에 나라가 망하지 않는 이상 뭔가 좋게 바뀔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그럼 무슨 이야기를 할 거냐.


제가 생각하는 괜찮은 한국 소설과 문장에 관해 써보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대중소설과 예술소설의 결합을 원합니다.


대중소설은 서사적입니다. 주인공이 원하는 것이 있고 그 원하는 것을 세상은 방해하며 주인공은 고난과 역경을 겪습니다.


해리포터랑 반지의제왕 아시죠?


예술소설은 서사적이지 않습니다. 다분히 상징적이며 아름다움을 추구합니다.


소설을 서사로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읽었을 때 재미를 느낄만한 이야기를 갖춘 소설이


뛰어난 예술적 성취와 '미'를 갖고 있다면 어떨까요?


네, 저는 그런 소설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찾기 어렵죠.


찾기 어려우니 그냥 내가 만들자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제 수명은 단축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슬픈 이야기는 이만하고...



아무튼 이제 소설 얘기는 지루하고 재미도 없으니까 문장 얘기를 하겠습니다.


여러분 '미문'을 아십니까?


'아직 듣지 못한 소문'을 의미하는 '미문'이 아닙니다.


아름다운 문장을 의미하는 미문입니다.


이 미문이라고 하는 것에 참 많은 작가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문장을 미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제가 할 수 있거나 알게되었던 모든 방법을 다 써봤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재미난 방법 두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네이버에 파파고(Papago)가 있고 구글도 번역기 좋은 게 있죠.


영어로 소설 문장을 만든 뒤 번역해서 쓰거나


한글로 쓴 문장을 영어로 번역하고 고쳐서 다시 한글로 변환해 쓰기도 했습니다.


하루키가 영어로 쓰고 일본어로 번역해서 쓴다고 하죠.


아 그놈 아이디어 쥑이네 하면서 따라해본 겁니다.




2) 중한 일을 하기 전에 몸을 씻어 정갈하게 하는 것처럼


뇌를 비우고 나서 아무 욕심과 생각 없이 타자를 치는 방식입니다.


초현실주의 자동기술법(시)나 모더니즘의 의식의 흐름(소설)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죠.


그렇다고 제가 대가가 아니고 한낱 필부이기 때문에


결과물은 아주 폭망입니다 폭망.


그럼 이제 어떻게 하느냐.


그렇게 만들어낸 요상한 결과물을 토대로 세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감각, 생각, 느낌, 감정 등 아무튼 할 수 있는 건 다 동원합니다.


진흙으로 사람을 빚고 영성을 불어넣는다고나 할까요?


소설 아닌 잡문을 소설로 만들기 위해서는 '문장을 고친다'가 아니라 '새롭게 다시 쓴다'가 되어야 합니다.


초고 쓰는 게 너무나 고역이라서 스티븐 킹처럼 해본 겁니다.


이 양반은 상황 설정하고 나서 열심히 타자를 치죠.


그리곤 초고 분량의 10%를 뺍니다. 불필요한 수사가 삭제된 결과물이 나온다고 하죠.





이외에도 많습니다.


어떤 건 다자이 오사무 따라해보기도 하고 어떤 건 카뮈를 따라해보기도 하고...




다시 문장 얘기를 해볼까요?


여러분은 어떤 문장을 미문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쭤보았습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문은 아름다운 문장이고 아름다움은 참 ㅋㅋ 다양한 견해들을 갖고 계시잖아요?


밀란 쿤데라가 말했듯


선배를 이기려고 하지 말고 선배가 보지 못한 것을 말해야 합니다.


여기서 선배는 이미 죽은 사람들입니다.


제가 문학을 하면서 도스토옙스키나 톨스토이 같은 사람을 생각할 때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푸시킨도 그렇고 제임스 조이스도 그렇고 아주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양반들입니다.


한국 얘기를 좀 해볼까요?


박상륭 이청준 이문구 세 사람 이름 앞에서 저라는 인간은 한없이 작아집니다.


재미? 저는 최인호 작가님을 이길 수 없습니다. 천재를 무슨 수로 이길까요?


여러분들 많이 아시는 황석영 이문열.


저는 이 두 분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이 두 분이 쓰신 거의 모든 작품을 최소 두 번 이상 읽었습니다.


황석영 작가님과 이문열 작가님은 저한테 있어선 문학적 스승이라고나 할까요?


배운 게 참 많습니다.


이분들의 소설과 문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더 하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이제 나중에 제가 써먹을 이야기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만 줄여야겠습니다.





다시 밀란 쿤데라가 했던 선배 이야기로 넘어가서,


저는 모든 예술가들이 결국 선배들 때문에 아주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 영화감독을 꿈꾸는 20대 청년이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 사람이 얼마나 날고 기든 상관없이 결국 '봉준호'라는 선배와 같은 링에 들어가야합니다.


그 대단하신 헤밍웨이도 톨스토이랑은 한 링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피아노를 잘 치는 신동이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지금 잘나가는 미청년 '조성진'을 무슨 수로 이길까요?


춤 잘 추고 노래 잘하는 아이돌이 있어봤자 'BTS'는 또 어떻게 이길까요?





어떤 분야든 대단한 선배들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 대부분은 이미 죽었거나 곧 죽을 사람들이죠.


그런데 '봉준호', '조성진', 'BTS'처럼 여전히 살아있고 죽을 날이 한참 남은 '선배'들도 존재합니다.


이길 수 없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합니다.


이 사람들을 이기려고 하지 말고


이 사람들이 하지 않았던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밀란 쿤데라는 '커튼'을 이야기 했습니다.


역사가 커튼으로 가려버리고 싶은 무엇인가가 있고

예술가는 그 커튼을 젖혀야 한다는 것이죠.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것, 사람들이 흔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에


조명을 비추고 관심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살아계시지만 다들 죽은 거라고 생각하시는


김승옥 작가님이 하셨던 말씀을 끝으로 이 뻘글을 마무리짓겠습니다.


저도 제가 뭔 얘길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퇴고를 하지 않은 초고는 여러분 이렇게 복잡하며 두서없는 법입니다.


반드시 퇴고를 하십시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설은 무의미한 세계에 의미의 조명을 비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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