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FM2란?
후천성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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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3 12:04
FM2 수동 필름 사진
나에게 FM2란?
어릴적 나와 내동생 그리고 우리 가족의 지난 시간들을 담아주었던 고마운 친구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후, 혹시나 하고 찾아본 장롱 속 관심도 못받고 고이 잠들어 있던 카메라를
꺼내어 닦고, 다 삭아 버린 미러쇼크방지 스펀지 교체, 필름장전레버 기어교체 후 언제 그랬냐는듯
기분나쁘도록 잘 구동되는 구일본제품의 내구성에 잠깐 놀라고
이제 나도 아빠가 되고 아이들이 성장하는 시간 하나하나 놓치기 싫어
이 카메라를 잡고 한장한장 설레이는 마음으로 찍어준다.
결과물에 기다림에 대한 설렘이라고 해야하나?
디지털이 만들어주는 당연한 결과물에
한 장, 한 장이 소중한 줄 모르고 실수와 실패한 사진은 용량의 핑계에 기대어 당현한 듯 'Delete' 키를 눌러버렸는데
인화를 맞기고 스캔 본을 먼저 받아보기 전까지
어떻게 나올까,지난번 찍으면서 흔들렸던것 같은데, 아이들이 움직여 초점이 나갔을까? 아... 잘 나와야 할텐데, 또 지난번처럼 필름 잘 못 끼워서 앗!미노광뱃지를 받게 되는거 아닌지
기다림도 잠시 쾌속 인화,스캔 서비스에 놀라며
받은 사진을 보면서
이런 것도 찍었었네 이건 생각보다 잘나왔다, 아~ 이건 나갔네, 어? 이게 왜 이렇게 나왔지? 잘 못 찍은 사진에 대해 원인을 생각하며
자책도 하고, 내 실력을 탓하고 가만히 있지 못 하고 뛰는 아이들을 잠시 원망도 해보고
흔들리고 초점이 나간 사진도 버릴수 없게 만드는 이 마약같은 녀석.
나보다도 먼저 아빠를 만난 배다른 형님.
당시 아빠 월급의 3배가격의 이 녀석.
최근 영화 드라마에 등장하여 몸값마져 다시 오르는 이 녀석.
함께 가자 우리 애기들이 널 다시 꺼내어 만지며 나와 비슷한 생각과 감정을 느끼는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