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
하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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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5 17:05
거리를 사진에 담고, 현장을 사진에 담는다. 말하고자 하는 나의 욕구
는 예술의 길로 등 떠밀고, 무엇인가 결과물을 만들면 고민에 고민을 거
듭하며 더 나아지기를 희망한다. 나는 색감을 고민했다. 또한 구도를 고
민했다.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
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자세가 좋지 않다. 특히 고개가 늘 삐딱하다. 내가 찍은 삐딱한
구도의 사진들. 그리고 마지막 나무 사진 역시 똑바로 서 있는 듯하면서
도 삐딱하다. 고민하는 사람은 삐딱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호기심을
갖고 질문해야 한다. 수직 수평은 구도의 기본이다. 그 기본을 비튼 삐딱
한 사진은 불안하다. 더 나아지려는 고민의 자세 역시 불안할 수밖에 없
다. 삐딱한 것은 삐딱한 대로 밀고 나아가야 한다. 나도, 내 사진도, 조
금은 더 나아졌기를 바란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졌다면, 그깟 불안 언제
든 껴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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